기차표 운동화



기차표 운동화

아린아린이 21 513

원주 시민회관서 은행원에게

시집가던 날 언니는


스무 해 정성스레 가꾸던 뒤란 꽃밭의

다알리아 처럼 눈이 부시게 고왔지요


서울로 돈 벌러 간 엄마 대신

초등학교 입학식 날 함께 갔던 언니는

시민회관 창틀에 메달려 눈물을 떨구던 내게

가을 운동회 날 꼭 오마고 약속했지만

단풍이 흐드러지고 청군 백군 깃발이 휘날려도

끝내,다녀가지 못하고

인편에 보내준 기차표 운동화만

먼지를 뒤집어쓴 채 토닥토닥


집으로 돌아온 가을 운동회날

언니따라 시집가버린 뒤란 꽃밭엔 

금방 울음을 토할 것 같은

고추들만 빨갛게 익어가고 있었지요 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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댓글(21)
댓글 총 21개
추억이 방울방울
2020.05.23 00:14
아린아린이 게시자  
@우정이이  방울방울입니다
2020.05.23 15:49
시 한편인가요~^^ 넘 이쁜 시네요 ㅎㅎ
2020.05.23 06:19
아린아린이 게시자  
@로원파파  너무 좋아서 올렸습니다
2020.05.23 15:49
이뿌네요
2020.05.23 07:11
아린아린이 게시자  
@몽이맘  아주 좋은 시 입니다
2020.05.23 15:50
감성돋네요
2020.05.23 07:38
아린아린이 게시자  
@메시기모찌  바로 감성입니다
2020.05.23 15:50
향수가 느껴지네요
2020.05.23 07:38
아린아린이 게시자  
@우우파파  네 바로 향수입니다
2020.05.23 17:29
노래가사같네요
2020.05.23 15:12
아린아린이 게시자  
@미루누나  네 마치 가사 같지요^^
2020.05.23 17:29
잘 읽었어요ㅎ
2020.05.24 11:20
시 잘 봤어요 ㅎㅎ
2020.05.29 15:09
기분이 묘해지는 시...
2020.05.30 16:47
괜히 안쓰럽고 서글퍼져요 -..-;;;
2020.06.27 03:20
잘보고갑미당!!
2020.08.05 22:34
리탱  
좋은하루되세요 ㅎㅎㅎㅎ
2020.11.27 04:51
좋은하루되세요~
2020.12.18 16:44
리탱  
오늘도 고생하셧습니다 내일도 맑음 입니다
03.11 09:24
늘 행복한 하루 되시고 내일도 화이팅 한 하루 보냅시다 ㅎㅎ
03.29 20:10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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